세미파이브 존버, 일단 상방은 열렸다

며칠 전에 세미파이브에 대한 우상향 기조의 글을 올렸어요.
이글이죠 : 세미파이브 —엔비디아가 모회사에 6천억 베팅한 진짜 의미
그리고 월요일(4/13일) 종가 기준 16.61% 급등했어요. 2거래일만에 46%가 올랐어요. 시총 8천억 상태에서 46%가 올랐으니 너무 올랐다고 판단해서 저 글을 내릴까도 고민했어요. 아직 적자인 회사라서 ASX가 밸류에이션도 못하니까요. 아래 재무제표 출처는 FnGuide입니다.

그런데 그 후 여러 가능성을 놓고 다시 분석해봤어요. 왜냐하면 심상치 않은 소식이 자꾸 들여와서요.

엔비디아, SK하이닉스가 같은 기술에 베팅하는 이유 — RISC-V가 뭐길래?

4월 9일, 엔비디아가 미국 사이파이브(SiFive)에 4억 달러(6천억 원) 투자에 참여했어요.

4월 13일, SK하이닉스가 스페인 세미다이내믹스(Semidynamics)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어요.

GPU 회사와 메모리 회사.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두 회사가, 같은 주에, 같은 기술을 가진 회사에 돈을 넣었어요. 그 기술의 이름은 RISC-V.

“RISC-V? 처음 듣는데?” 하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한 것과 다름없어요. 어렵지 않아요. 5분이면 왜 반도체 공룡들이 여기에 난리인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흐름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과 연결되는지도요.

1️⃣ RISC-V, 5분 만에 이해하기

CPU는 반도체의 “두뇌”예요. 그런데 모든 CPU에는 명령어 집합 구조(ISA)라는 게 있어요. 쉽게 말하면 “CPU가 알아듣는 언어”예요. 사람이 한국어, 영어를 쓰는 것처럼 CPU도 특정 언어로 소통해요.

지금까지 세상에는 두 가지 언어가 지배해왔어요.

x86 — 인텔과 AMD가 쓰는 언어예요. PC와 서버의 표준이에요. 문제는 인텔이 이 언어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다른 회사가 쓰려면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하고, 마음대로 고치기도 어려워요.

ARM — 스마트폰 CPU의 표준이에요. 삼성 엑시노스, 애플 M시리즈, 퀄컴 스냅드래곤 전부 ARM 기반이에요. x86보다는 유연하지만, 역시 ARM社에 로열티를 내야 해요. 칩 하나 팔 때마다 돈이 나가는 구조예요.

RISC-V는 이 두 언어의 한계를 깨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2010년 UC버클리대 연구팀이 개발한 완전 오픈소스 CPU 언어예요.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고, 자기 목적에 맞게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어요. 로열티 없음, 커스터마이징 자유, 설계 단순화로 전력 효율까지 좋아요.

비유하면 이래요.

x86 = 미슐랭 레스토랑의 정해진 코스 메뉴 (비싸고, 바꿀 수 없음) ARM = 프랜차이즈 레시피 (쓸 수 있지만, 본사에 로열티 지불) RISC-V = 오픈 레시피 (무료, 내 입맛대로 변형 가능)

AI 시대가 되면서 빅테크들은 “범용 칩”이 아니라 “내 워크로드에 딱 맞는 맞춤형 칩”을 원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RISC-V의 가치가 폭발한 거예요.

🔍 AlphaSignalX의 분석: RISC-V가 갑자기 주목받는 건 기술이 갑자기 좋아져서가 아니에요. AI 시대가 오면서 “맞춤형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고, 그 수요를 가장 유연하게 충족할 수 있는 아키텍처가 RISC-V이기 때문이에요. 상명대 이종환 교수도 “AI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려면 이런 설계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어요.

2️⃣ 투자 러시 — 반도체 공룡들이 줄줄이 달려들고 있다

RISC-V 생태계에 돈이 몰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사이파이브(SiFive) — RISC-V의 원조

사이파이브는 RISC-V를 만든 UC버클리 연구팀이 직접 2015년에 창업한 회사예요. RISC-V 기반 CPU 설계 IP를 라이선스하는 사업 모델이에요.

투자 이력이 화려해요. 인텔, 퀄컴, 웨스턴디지털이 초기에 투자했고, SK하이닉스도 2020년 사우디 아람코와 함께 투자에 참여한 바 있어요. 2021년에는 인텔이 20억 달러에 인수를 시도했지만 밸류에이션 이견으로 불발됐어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2026년 4월 9일, 엔비디아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4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6.5억 달러(5.4조 원)를 인정받았어요. 사이파이브 CEO는 이번이 IPO 전 마지막 프라이빗 펀딩이라고 밝혔어요.

세미다이내믹스(Semidynamics) — HBM과 RISC-V의 접점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인 4월 13일, SK하이닉스가 스페인 팹리스 세미다이내믹스에 투자했어요. 세미다이내믹스는 RISC-V 기반 프로세서 설계 IP를 보유한 기업인데, 특히 메모리 활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아키텍처에 강점이 있어요.

이 회사의 자체 설계 자산 ‘가질리온(Gazzillion)’은 기존 HBM 중심 구조 대비 더 큰 메모리 용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어요. 연산 코어부터 텐서 연산 유닛, 메모리 서브시스템 전반에 적용되는 기술이에요. TSMC 3nm 공정으로 테이프아웃(설계 완료)도 마쳤어요.

SK하이닉스 측은 “미래 기술 확보 차원의 투자”라고 밝혔어요.

눈여겨볼 포인트: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같은 주에, 서로 다른 RISC-V 기업에 각각 투자했다는 거예요. 사이파이브 한 곳에만 돈이 몰리는 게 아니라, RISC-V 생태계 전체로 투자가 확산되고 있어요.

3️⃣ 왜 서로 다른 회사들이 같은 기술에 베팅할까?

엔비디아는 GPU 회사,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회사. 하는 일이 완전히 달라요. 그런데 왜 둘 다 RISC-V에 돈을 넣을까요?

엔비디아의 계산: GPU는 AI의 “근육”이에요. 그런데 근육만으로는 안 돼요. 데이터를 정리하고, 작업을 분배하고, 시스템을 조율하는 “두뇌” 역할의 CPU가 필요해요. 엔비디아는 GPU 옆에 붙는 CPU까지 자기 생태계로 끌어오고 싶어해요. ARM을 쓰면 ARM에 로열티를 내야 하지만, RISC-V는 무료이고 자유롭게 변형 가능해요. 실제로 사이파이브는 엔비디아의 NVLink Fusion을 통합해 RISC-V CPU와 엔비디아 GPU를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개발 중이에요. 이코노미트리뷴 보도에서도 “엔비디아가 GPU를 넘어 CPU까지 포함한 AI 인프라 전반을 통합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어요.

SK하이닉스의 계산: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절대 강자예요. 그런데 HBM은 혼자 쓰이지 않아요. HBM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려면 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CPU/연산 칩이 필요해요.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RISC-V 설계 역량을 가진 팹리스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어요. 세미다이내믹스의 메모리 효율 극대화 아키텍처가 SK하이닉스에게 매력적인 이유예요.

과거 투자자들의 계산: 인텔은 자사 파운드리에 RISC-V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퀄컴은 모바일 너머 IoT·자동차에서 RISC-V를 활용하기 위해, 웨스턴디지털은 SSD 컨트롤러에 RISC-V를 적용하기 위해 투자했어요.

공통점이 보이나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회사들이 전부 같은 결론에 도달했어요. “ARM에 로열티 내지 않고, 내 목적에 맞게 칩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싶다.” RISC-V는 그 유일한 해답이에요.

🔍 AlphaSignalX의 분석: 경쟁 관계인 회사들이 같은 기술에 베팅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에요. 이건 사이파이브나 세미다이내믹스라는 개별 기업이 잘해서가 아니라, RISC-V라는 방향 자체에 대한 업계의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예요.

4️⃣ 이들이 바라보는 미래 — “에이전틱 AI”와 CPU의 부활

여기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갈게요. 왜 지금 RISC-V에 이렇게 돈이 몰리는 걸까요? 1년 전에도, 3년 전에도 RISC-V는 있었는데요.

답은 AI의 진화 방향에 있어요.

지금까지 AI는 주로 “학습(Training)” 중심이었어요. 엄청난 데이터를 넣고 모델을 훈련시키는 거예요. 이 작업에는 GPU의 병렬 연산 능력이 절대적이었어요.

하지만 AI가 “추론(Inference)”과 “에이전틱(Agentic)” 단계로 진화하면서 게임이 바뀌고 있어요.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도구를 호출하고, 복잡한 작업을 조율하는 AI예요. 이런 작업은 GPU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워요. 여러 시스템을 조율하고 데이터 흐름을 관리하는 CPU의 역할이 다시 핵심이 되고 있어요.

사이파이브 CEO 패트릭 리틀은 “에이전틱 AI가 CPU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Atreides Management의 개빈 베이커도 “에이전틱 AI가 AI 데이터센터에서 CPU의 역할을 재정의하면서, 사이파이브의 RISC-V 플랫폼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요구하는 성능, 전력 효율, 아키텍처 자유도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어요.

세미다이내믹스도 같은 흐름을 읽고 있어요. 아이뉴스24 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추론 과정이 길어지면서, 연산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이동 효율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업계 애널리스트 Dave Altavilla는 “사이파이브가 야심을 실현하면 1,000억 달러(약 148조 원) 이상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있다”고 전망했어요.

5️⃣ 한국 투자자가 주목할 포인트 — 세미파이브 연결고리

RISC-V 이야기를 한국 주식시장으로 가져오면, 자연스럽게 세미파이브가 연결돼요.

이전 글에서 분석한 것처럼, 세미파이브는 사이파이브의 핵심 ASIC 디자인 하우스 파트너이자, 사이파이브가 최대주주(14.77%)로 참여한 기업이에요. 사이파이브의 RISC-V IP를 실제 칩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해요.

여기서 주목할 변화가 두 가지 있어요.

첫째, 사이파이브 IPO가 가시화되고 있어요. CEO가 시리즈 G를 “IPO 전 마지막 라운드”라고 직접 말했어요. 사이파이브가 상장되면 세미파이브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어요.

둘째, SK하이닉스의 세미다이내믹스 투자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와 RISC-V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예요. SK하이닉스가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RISC-V 설계 기업과 협력하기 시작했다는 건, 향후 삼성 파운드리의 핵심 디자인 하우스인 세미파이브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는 구조예요.

물론 세미파이브는 아직 적자 기업이고, 양산 매출 전환이 본격화되어야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어요. 이전 글에서 짚었던 리스크(유통 물량 37%, VC 보호예수 해제, 매크로 변동성)도 여전히 유효해요.

하지만 방향성 자체는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사이파이브 상한가 → RISC-V 생태계 투자 확산 → SK하이닉스까지 참여. 단발성이 아니에요.

6️⃣ 결론: 반도체 공룡들이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

정리하면 이래요.

엔비디아(GPU), SK하이닉스(메모리), 인텔(CPU), 퀄컴(모바일), 웨스턴디지털(스토리지), 아폴로(금융), 사우디 아람코(에너지). 서로 다른 산업의 거인들이 전부 RISC-V를 가리키고 있어요.

이건 특정 기업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에요. “ARM 독점 시대 이후, CPU 설계의 미래는 오픈소스”라는 업계의 방향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는 시그널이에요.

투자자 관점에서 RISC-V는 “종목”이 아니라 “방향”으로 읽어야 해요. 사이파이브 IPO, 세미파이브의 양산 전환, SK하이닉스-RISC-V 생태계 확장 등 이 방향 위에 있는 이벤트들이 하나씩 현실화되는지를 추적하는 게 중요해요.

ARM이 스마트폰을 지배하는 데 10년이 걸렸어요. RISC-V가 데이터센터를 바꾸는 데도 시간은 걸릴 거예요. 하지만 반도체 공룡들이 이미 같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는 건, 그 변화가 “올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오느냐”의 문제가 되었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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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조항: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에 언급된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2026년 4월 15일) 기준이며, 향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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